인생이야기/자동차 이야기

12년된 나의 애마 리오를 보내다.

체리필터 2012. 7. 13.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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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한 27살에 어렵사리 구입한 나의 첫차는 리오였다.

리오의 전신인 프라이드는 정말로 많이 팔려 이름만 대도 사람들이 잘 아는데, 리오는 그다지 많이 팔리지 않아서 이야기 해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더라.


바로 아래와 같이 생긴 차량이다.

2,000년이 시작되면서 밀레니엄 신차라고 하면서 유명한 남자 모델을 앞세워 나온 차량이였는데

생각과는 달리 그리 많이 팔리진 않았다.


어째든 이 차는 나의 사회생활 초년기에 든든한 나의 발이 되어 주었고,

와이프와 데이트를 하면서도 여기 저기 잘 데려다 주었다.

결혼을 하고 나서 처가집을 오가거나, 첫째 새하를 낳고 나서도 잘 타고 다녔고, 최근에 기름값 걱정이 안된다는 이유로 회사 출퇴근도 이놈으로 하고 있었는데...

그만 2012년 7월 12일 오전 8시 50분경 분당 정자동 이마트 앞(거리뷰)에서 사고를 당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폐차를 하게 되었다.



사고장소



사고가 나게 된 날은 비가 내리고 노면이 젖어 있어서 매우 미끄러운 상태였는데

상대방의 차가 비보호 좌회전 구역에서 불법 유턴을 했고, 게다가 좌회전 차들로 인해 들어오는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아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한 문제였다.

위 거리뷰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마트 사거리 가기전에 이마트에서 오다가 아파트쪽으로 들어가는 비보호 좌회전 구역이 있다. 바로 여기서 택시가 오른쪽 아파트 앞에 서 있는 아주머니를 태우려고 U턴을 하였고 바라보는 방향으로 서 있는 좌회전 차들로 인해 U턴 하는 차량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비보호 좌회전 구역이라서 단순 좌회전만 해도 직진 차량인 나에게 잘못이 없는 것은 당연한데, 좌회전도 아니고 유턴을 시도 했으니 택시에게 100% 잘못이 돌아가게 되었다.


뭐 어째든 이로 인해 차량을 수리하기 위해 공장에 입고하였다.


다음날 공장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는 수리비에 200만원이 든다는 전화였고, 곧 이어서 개인택시공제조합에서 걸려온 전화는 차량가액이 70만원 (-.-;;; 아무리 오래 됬다지만 이건 너무한 가격)밖에 안되기 때문에, 폐차하면 70만원 지원, 수리하면 차량가액의 120%인 84만원까지 지원 가능하덴다 -.-;;

이때부터 나의 정신 상태는 맨붕 -.-;;


일단 생각해 보고 전화를 준다고 한뒤

개인택시 운전 기사에게 전화해서 난 이렇게 한순간에 내차가 없어지거나 손해를 보거나 하는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야기 했고,

택시 기사도 내 말에 일리가 있다면서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 보상을 해준다고 했다.

다만 내가 병원에 들어 눕거나, 경찰서로 가지만 말아 달란다.

알았다고 해서 합의서 쓰고 차액의 전부는 아니고 일부를 택시 기사로부터 받게 되었다.

그리고 리오는 폐차하기로 결정.

폐차에 대한 금액 70만원은 현재 월요일(16일)에 받을 예정 ㅎㅎ


근데 리오를 폐차하기로 결정할 때부터 드는 생각이, 정말 나의 사회 생활 시작부터 같이 해온 차량이 폐차되게 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왠지 찡해오더라.

대단한 기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힘이 좋은 것도 아니지만, 12년이라는 세월 동안 아무런 고장없이 정말 잘 달려준 애마였는데 -.-;;

리오에 달려 있는 하이패스와 기타 다른 물건들을 가지러 공업사에 들리면서 아쉬운 마음에 사진을 찍어오리라 맘 먹었는데

이놈의 정신 머리 때문에 사진을 찍어오지 못했다 -.-;;

차량을 공중 분해 하기 전에 한컷 담아 오고 싶은데... 갈까? -.-;;


사람이나 동물과 헤어지면서만 찡한 감정을 느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님을 삶을 살면서 처음 느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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